3M이 전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회사가 될 수 있었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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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창의성의 비밀

[MBPost 비즈니스]

닐 밀러의 불쌍한 쥐가 창의력과 관계가 있다고?

1948년 심리학자 닐 밀러는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가느다랗고 좁은 통로에 쥐를 넣고 통로 끝에 치즈를 둔 뒤, 쥐가 치즈를 먹기 위해 통로 끝으로 접근하면 지속적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이었죠. 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실험에 쓰인 쥐들은 곧 흰색 구역으로 뛰어들기를 매우 꺼려 했으며, 고통받은 쥐들은 통로 쪽만 바라보며 오도가도 못하고 중간에서 극도의 스트레스 증세를 보였습니다.

닐 밀러는 이 실험 결과를 통해 쥐가 음식에 접근하고자 하는 동기, 그리고 전기 충격을 피하고 싶은 갈등을 동시에 느끼는 것을 ‘접근-회피 갈등(approch-avoidance conflict)’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향후 접근-회피 갈등은 어떤 대상에게 다가가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을 때 겪는 갈등을 의미하게 되죠.

조직의 접근-회피 갈등
<애니메이션 ‘꾸러기 수비대’> 접근-회피 갈등을 겪는 게 과연 쥐 뿐일까?

우리도 조직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접근-회피 갈등에 처하곤 합니다. 경영자들은 조직원들에게 항상 ‘도전하라’라고 주문하면서도 왜 우리 조직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혁신적인 인재가 없느냐고 한탄합니다. 저는 이런 조직에서 밀러의 실험과 같은 ‘불쌍한 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혹시 당신도 불쌍한 쥐 신세가 된적은 없었나요?

혁신이 힘든 이유는 도전시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은데 있습니다. 밀러의 실험처럼 되지 않으려면 조직의 팀원들은 소위 ‘실패에도 불구하고’라 부르는 도전정신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인간은 ‘보상’에 따르는 만족감 보다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손실회피 성향때문에 경영자가 아무리 도전하라고 주문해도 실제로 조직원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것 입니다. 그럼 실제로 혁신을 만들어내는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요?

3M 창의성의 비밀은 실패를 공유하는 조직문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상품 중 하나인 포스트잇을 발명한 3M의 사례는 위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합니다. 포스트잇은 우연한 실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거 스펜서 실버라는 3M의 연구원은 연구실에서 아주 강력한 접착제를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던 중 우연히 아주 약한 접착제를 만들게 됩니다. 사실상 실패작이었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실패를 비밀로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3M은 조직원의 실패를 개인의 치부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실버는 성능이 떨어지는 이 실패작을 자연히 회사 사람들과 공유하였습니다.

사건은 이로부터 몇 년 뒤에 벌어지게 됩니다. 3M의 또 다른 연구원인 아트 프라이는 교회 성가대 연습을 하다가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악보의 책갈피가 도무지 한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책갈피는 자꾸만 책을 빠져나와 무대 밑으로 떨어지며 프라이를 괴롭혔습니다. 그 순간 프라이는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실버의 약한 접착제가 있으면 책도 지저분해지지 않고 책갈피를 고정할 수 있을텐데’ 그 이후는 여러분들이 이미 아는 것 처럼 100개국 4,000종 이상의 파생 상품을 만들었던 ‘포스트잇’이라는 대박 아이템이 탄생하게 됩니다.

3m 포스트잇

3M의 혁신은 단순히 학위나 전문 기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사이먼 사이넥’은 저서인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에서 포스트잇의 사례를 들며 창의적 혁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3M의 직원들은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자기 프로젝트를 위해 마음 편히 일을 품앗이할 수 있어야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안다. 혁신은 협업과 공유라는 기업문화의 결과다.
(…)
서로 다른 제품 라인 간에도 공유를 강조하고 아이디어의 이종교배를 유도함으로써 협업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에 3M의 창의적 혁신이 발생할 수 있었다. ‘상호 교류를 통한 혁신’이 이 회사의 가장 큰 모토 중 하나다. 이 모든 협업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3M의 특허 중 80퍼센트 이상에서 2명 이상이 발명가로 등록되어 있다는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사이먼 사이넥이 말한 3M의 상호 교류는 결국 조직내 ‘안전성’에 기인했던 겁니다.

당신의 조직은 안전한가

안전과 혁신에 대한 인과율은 심리학자 앳킨슨의 연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앳킨슨이 1960년에 진행한 이 실험은 인간에게 ‘성취 욕구’가 어떻게 계발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는 어린이 집단을 대상으로 게임 활동에 참여하게 하여, 두 가지 상반된 방식으로 과제에 반응하는 모습을 기록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첫번재 방식은 성공을 기대하는 쪽이었고, 다른 하나는 실패를 예상하는 쪽이었습니다. 앳킨슨은 이런 구분이 목표 달성에 있어 개인의 접근 방식과 성과,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앳킨슨의 결론에 따르면 개인의 태도 및 성과는 ‘성취동기’가 높고 낮음에 따라 결정됩니다.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욕구’와 ‘성공에 대한 기대’라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추진력이 되어 성취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며 성공을 거둘 것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반면 성취동기가 낮은 사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의 지배를 받아 조금만 어려워도 과제를 피하려고 하죠. 이들은 실패가 두려워서 아예 과제를 회피하거나 이런 모습을 감추기 위해 여러 가지 꾀를 부리기도 합니다.

눈여겨볼 점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작은 사람들은 실제로 매우 어려운 과제가 주어질 때 도전하기를 피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이런 과제들이 이미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설령 실패하더라도 덜 굴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말을 뒤집어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유형은 큰 어려움 없이 성공할 수 있는 일이거나 누구라도 실패할 것이 명백한 일들만을 고른다는 것입니다.

 

조직원의 성취동기
<드라마 ‘스토브리그’> 성취동기가 사라져 무능력해져가는 조직원에게 “성실한 모습을 좀 보여주시죠”라며 일갈하는 백승수 단장

앳킨슨의 실험은 ‘안전권’이 확보되지 못한 조직원들이 도전적인 과제를 대할 때,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 암시해줍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안전’과 ‘체면’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혁신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릅니다. 3M의 사례는 조직에서 안전권이 필요한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직에서 안전권이란 실패에 대한 보험과 같습니다. 보험이 없는 운전자는 먼 곳으로 운전하려 할까요? 이것은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3M과 같은 기업에서 창의적인 제품과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조직원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손실 회피’에 대한 감정은 줄이고 ‘성취 욕구’는 높이는 기업의 문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혹시 당신의 회사가 창의성과 혁신에서 거리가 멀다고 느껴진다면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의 조직 문화가 직원들에게 접근-회피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고 문헌>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사이먼 사이넥, 이지연 역, 36.5, 2014
무엇이 우리를 가로막는가, 로버트 켈시, 인윤희 역, 넥서스BIZ,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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